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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단하고 것이다. 피부지진 발생 후 한 달 보름이 지난 미얀마에서 기업 주재원으로 근무 중인 지인과 안부를 주고받았다. 지진 직후 통화에서 주재지 양곤은 제한 송전, 급수 등으로 불편해도 그나마 견딜 만하지만, 지방 지점들과 통신이 두절돼 직원들을 직접 보내려고 하는데 수도인 네피도, 진앙과 가장 가까운 만달레이 등으로 연결되는 모든 도로가 피해를 입어 쉽지 않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번 통화에서는 양곤은 다행히도 지진 피해가 많이 회복되고 사정이 나아졌지만, 만달레이 지역은 복구가 요원해 보인다고 한다.
강진으로 심각한 피해를 본 ASEAN 회원국 미얀마가 지진 복구와 내전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3월 28일 발생한 규모 7.7의 강진은 사가잉과 만달레이 지역을 중심으로 심각한 인명 피해와 시설 파 소상공창업박람회 괴를 초래했다. 수천 명의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약 21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이 중 5만 명이 여전히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군부는 피해 수습을 위해 4월 말까지 반군과의 일시적 휴전을 발표했지만, 오히려 수시로 피해 지역에 공격을 가해 구조와 구호 작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유엔 인권 임차사택 고등판무관 사무소에 따르면 지진 이후 4월 2일부터 4월 29일 사이에 정부군이 가한 243건의 공격으로 200명 이상의 민간인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이지만 미얀마 군정 당국은 휴전 약속 파기에 개의치 않는 듯했고, 구호물자 전달이 지연돼 피해 지역 주민들이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했다. 그리고 5월 6일 미얀마 군사 정권은 피해 복 동양 산업은행 구와 인명 구조를 위해 반군과의 휴전 협정을 이달 말까지 연장한다고 선언했지만 언제 휴전했나 싶다.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긴급 구조와 지원에 나섰다. 우리 정부의 200만 달러 현금 및 텐트, 담요 등 구호 물품 지원 외에도 여러 국가와 국제기구가 의료팀과 구호물자를 제공하며 복구를 돕고 있지만, 도로와 교량이 심각하게 파손돼 접근이 농협보험설계사 어려운 지역이 많다. 전문가들은 피해 복구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으며, 내전이 지속되는 한 복구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하며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협력과 미얀마 내부의 안정화가 복구 속도를 결정할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미얀마 만달레이의 지진으로 부서진 건물들 ( 2000만원 출처: Wikimedia Commons)


미얀마를 바라보는 아세안 회원국들의 시각은 복잡미묘하다. 가뜩이나 중국과의 남중국해 분쟁과 트럼프 관세 전쟁에 대한 대응에서 엇박자를 노출하고 개별 목소리를 내는 상황에서 미얀마 내전을 중재하고 지진 피해 복구를 지원하는 것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ASEAN은 2021년 미얀마 쿠데타 이후, 사태 해결을 위해 여러 차례 회의를 개최했지만, 회원국 간 입장 차이로 인해 효과적인 대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회원국 내에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민주화 세력을 지지하며 군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태국과 캄보디아는 군부와 협력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내부 갈등은 아세안의 통합된 대응을 어렵게 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역할과 입김도 강화되고 있다. 2021년 군사 쿠데타 이후 미얀마 내전이 심화하자, 중국은 기존의 불간섭 정책을 선회하여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다. 2023년 10월,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 타앙민족해방군(TNLA), 아라칸군(AA) 등 반군 세력이 군부를 몰아내며 내전에서 우위를 점하자, 중국은 국경 안전과 경제적 이해관계를 고려해 반군 점령지 봉쇄, 물자 공급로 차단, 반군 압박 등의 조치를 시행했다. 올해 1월, 중국의 중재로 MNDAA와 군부 간 휴전협정이 체결되었으며, 지난달에는 반군이 9개월간 점령해 온 라시오가 중국의 압박 속에 군부에 반환되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얀마 내전에서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향후 사태의 전개는 중국의 개입 강도와 군부·반군 간 협상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SEAN도 미얀마의 내전 종식을 위해 노력한 성과들은 분명히 있다. 2021년 2월 군부가 정권을 장악한 직후, ASEAN은 미얀마 군부 및 기존 민간 정부와 함께 적대 행위 종식, 민간 정부와 군부 정권의 협상, 인도적 지원 제공, 특사 임명, 그리고 미얀마 내 모든 당사자와의 협력을 요구하는 5개 항목을 신속하게 협상하여 합의하였다. 하지만 성과는 그뿐이었고 오히려 미얀마 내 중국의 입지만 강화되고 ASEAN의 권위는 상처 입었다. 심지어 ASEAN 내에서는 미얀마 군부 정권을 파트너로 인정할지 압박의 상대로 고려해야 할지에 대한 입장도 나라마다 다르다.
1967년 ASEAN 출범 이후, 회원국들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공동체'를 구축하기 위해 같은 목소리와 공동의 이익을 추구해왔고 동북아 한, 중, 일 및 호주 등 오세아니아 국가들과 지역 경제 협력에서는 같은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남중국해 분쟁이나 미국 중심의 중국 봉쇄, 미얀마 내전 등 역내 안보 문제에서는 ‘국가 연합’에 어울리지 않는 이합집산의 행태를 보여왔다. 같은 회원국인 미얀마 문제 해결을 주도하자니 부족한 실력이 드러나고 내버려 두자니 중국의 영향력 확대만 도와주는 격이다. 그런 면에서 회원국 미얀마의 내전과 정치 상황은 앞으로도 ASEAN의 권위를 실추시키며 중국의 ASEAN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가 될 것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이성득 인도네시아 UNAS경영대학원 초빙교수"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