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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National Park은 각 나라를 대표하는 자연인 동시에 지구를 대표하는 자연으로, 그 시발점이 된 것은 1872년 세계 최초로 지정된 옐로스톤국립공원이다. 옐로스톤국립공원은 미국 서부의 와이오밍, 몬태나, 아이다호 3개 주의 경계에 위치하고, 면적은 8,991㎢로 충청남도보다 넓다. 이토록 드넓은 면적의 땅을 자본주의 사회인 미국에서 어떻게 국유화해 국립공원으로 지정할 수 있었을까?
1865년 남북전쟁이 끝난 미 농협캐피탈 이신행 국은 광활한 서부의 황야에서 인디언을 몰아내고 유럽에서 온 이민자들을 대거 서부로 이주시키며 영토를 확장했다. 톰 크루즈가 주연한 영화 '파 앤드 어웨이Far and Away'에는 당시 말을 타고 질주해서 먼저 깃발을 꽂아 자기 땅이라고 선언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런 그들도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땅이 있었는데, 그곳은 태초 이래로 원시적인 아파트담보대출금리 상태를 유지하고 있던 야생의 땅이었다. 그곳은 아직 고향을 떠나지 않은 용맹한 인디언들과 야생동물들의 삶터로서 죽음을 각오하고 들어서야 하는 지역이었다. 그래서 이주자들 앞에는 군대가 있었고, 군대 앞에는 탐험대원들이 있었다.
그 탐험대 중 하나가 옐로스톤 지역을 탐사하면서 금방 지진이 난 것 같은 경이로운 자연현상과 대자연의 숭고함에 새마을금고 햇살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탐험대원 중 한 명은 "이 아름다운 대자연을 개인이 소유하면 안 된다. 누구나 즐길 수 있게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를 공론화했다. 그리하여 1872년 이 지역이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이 되었다.



루스벨트 아치. 옐로스톤국립공원 북쪽 입구에 학자금 전환 있는 미국 국립공원의 대표 역사물. '국민에게 즐거움과 혜택을 주기 위하여 국립공원을 지정했다'는 국립공원의 이념이 새겨져 있다.


아름다운 풍경과 야생의 생태계를 보전하면서 동시에 국민들이 즐기게 하자는 이 발상은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지구의 자연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제도로 활용되어 왔다. 후쿠오 산업혁명과 현대문명의 발전은 지구환경을 파괴한 결과라는 점에서 국립공원제도는 지구의 '핵심 자연'만은 구해낸 수호자 역할을 한 것이다. 그래서 국립공원을 '인류가 생각해 낸 가장 훌륭한 아이디어'라고 찬양하고 있으며, 미국은 국립공원을 야구, 코카콜라와 함께 미국이 만들어 세계에 전파한 3대 수출품으로 자랑하고 있다.
옐로스톤Yellowstone은 '황금빛 돌덩이'라는 뜻이다. 깊은 협곡이 산을 깎아내 노출된 토양이 미네랄 성분에 의해 노랗게 변색되어 그런 이름이 붙었다. 옐로스톤국립공원의 1경이라 할 수 있는 그랜드캐니언협곡에 가면 거대한 폭포 아래로 양쪽 절벽의 사면이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는 지형을 볼 수 있다.
필자가 이 협곡 아래의 옐로스톤강에 갔을 때 마침 큰 비가 내려 온통 황금빛으로 넘실대는 급류가 천둥소리를 내며 질주하는 장관을 볼 수 있었다. 한 방울의 빗물이 떨어져 토양 알갱이를 터뜨리고, 그것들이 흐르고 모여서 거대한 강물이 되어, 온갖 것을 휩쓸고 흘러가는 모습은 자연의 행로이기도 하고, 인생의 행로로 보이기도 했다.



올드페이스풀 간헐천old faithful geyser. 옐로스톤을 상징하는 수백 개의 간헐천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유명한 것이 올드페이스풀이다. 일정한 시간 간격(60~90분)으로 뜨거운 수증기와 물보라를 30~60m 높이로 분출시키는데, 오랫동안 그런 모습을 변함없이 보여 주기 때문에 '오래된 신뢰'라는 이름을 가졌다.


옐로스톤 대표 경치, 컬러풀한 간헐천
옐로스톤은 '살아 있는 지질 교과서'다. 화산 활동이 활발하다. 마그마가 지하수를 끓여 뜨거운 온천수를 뿜어대고, 진흙 반죽이 팥죽 끓듯이 부글부글 거리고, 지하의 수증기가 지표를 뚫고 압력밥솥 수증기처럼 슉슉 터져 나오는 모습은 한편은 신비롭고, 한편은 지옥 같은 장면이다. 이런 '지열 지질geothemal feature'이 1만 개나 있다. 특히 전 세계 간헐천geyser의 절반이 옐로스톤에 있는데, 최근에는 새 간헐천이 탐방로 옆에서 갑자기 분출되어 마치 폭탄이 터진 듯 아찔했던 사건도 있었다.
화산폭발에 의해 생긴 옐로스톤의 지하에는 아직도 거대한 마그마 층이 있어, 이 마그마가 다시 폭발한다면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화산재로 뒤덮여 지구생태계가 초토화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있다. 이 화산이 폭발할 확률은 100만 분의 1이라고 어느 학자가 말했는데,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할 것이라는 화산폭발의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여전히 남아 있다.
옐로스톤은 산이 아니라 수백 개의 산이 이어져 거대한 구릉처럼 보이는 해발 1,600~3,400m의 고원지대다. 지리산 면적의 19배에 달하는 고원에서 극히 일부 지역을 빼고는 사람이 접근할 수 없거나, 출입을 제한하는 야생지역이다. 이곳에서 곰과 들소, 늑대 등의 포유동물 67종, 그리고 1,000종이 넘는 식물이 야생 그대로의 상태에서 자유롭게 살고 있다.
'국립공원에서 사람은 다만 방문객이고 자연이 주인'이라는 안내판 글처럼 도로에서 들소나 곰이 지나가면 사람은 그들이 다 지나갈 때까지 기다린다. 그래서 차량정체가 된다는 '바이슨 잼bison jam'이라는 용어가 생겼다. 마을의 잔디밭에 사슴 여러 마리가 풀을 뜯고 있는 거리를 사람이 지나가며 서로 본척만척한다.
숲의 대부분은 뾰족뾰족한 로지폴 소나무lodgepole pine로 덮여 있는데, 이곳에 산불이 나면 송진이 타올라 금방 확산되는 사정이 우리나라 숲과 비슷하다. 미국 국립공원에서는 산불을 자연현상의 하나로 보아 사람 재산과 인명에 위협이 되지 않으면 간섭하지 않는 정책을 쓰고 있다. 산불이 나면 씨앗들이 싹을 틔워 다양한 식물들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동물들의 먹이도 다양해져 숲 생태계를 풍성하게 한다는 논리다.



뜨거운 온천에도 생물이 산다. 옐로스톤의 지하에서 마그마가 부글부글 끓으면서 데워진 뜨거운 물이 암석의 좁은 틈으로 분출되어 온천이 되거나 진흙 열탕이 된다. 손을 담그기 어려운 뜨거운 물에서 미생물들이 생존한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야생동물, 들소
들소는 북미대륙에서 가장 큰 포유동물이다. 들소는 미국의 자연을 상징하는 동물이며, 미국인의 강인함과 역경을 극복하는 정신을 닮았다고 하여 '국가를 대표하는 포유동물National Mammal'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그런 들소를 예전에는 악마화해서 학살했다. '아메리칸 바이슨American Bison'이라고 부르는 들소는 원래 북미 대륙에 수천만 마리가 서식했으나 목축업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또한 인디언의 식량이라는 이유로, 그리고 관광객에게 위협적이라는 이유로 대량 학살했다.
1800년대 말에는 미국 전역에서 겨우 수백 마리만 남아 멸종위기에 처했다. 이후 들소를 되살리기 위한 강력한 보호정책을 폈지만, 현재 미국의 야생에서 서식하고 있는 들소는 약 1만2,000마리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들소가 목축하는 소들에게 브루셀라병을 옮길 수 있다는 이유로 공원구역 밖에서 들소를 사살하는 사건이 발생되기도 한다.
들소는 대부분 순하게 활동하지만, 행동이 거친 개체가 있어서 사람과 차량에 돌진하기도 한다. 사고의 대부분은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이 원인이다. 그래서 국립공원 당국에서는 들소와 안전거리 25m를 준수하라는 경고를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들소의 송아지를 붙잡고 사진을 촬영한 사람이 있었는데, 사람 냄새가 묻은 이 송아지를 어른 집단이 받아주지 않아 굶어 죽은 사고가 있었다. 사람이 야생동물과 접촉하지 말아야 할 이유다.



야생동물들의 천국 라마계곡. 풀을 뜯고 있는 들소 떼.


지리산국립공원의 19배 크기
미국 국립공원의 초창기에는 늑대, 들소 등의 대형 야생동물이 가축을 해치고 사람에게 위협적이라는 이유로 마구 죽여서, 1920년대에 옐로스톤에서 늑대가 완전히 멸종되었다. 그러자 사슴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서 나무뿌리와 풀을 마구 먹어치워 맨땅이 드러나고 빗물에 흙이 쓸려나갔다. 그러자 강물이 오염되고 물고기가 감소해서 물고기를 먹는 동물도 쇠퇴하는 등 생태계가 황폐화되었다.
미국 국립공원청은 인간에 의해 먹이사슬이 파괴되어 이런 현상이 초래되었음을 인정하고, 1995년에 캐나다에서 늑대를 도입해 방사한 결과, 현재는 사슴 수가 적정하게 유지되고 자연이 되살아나 예전의 아름다운 생태계와 풍경이 복원되었다. 늑대를 보려는 사람들의 방문이 많아져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이는 "자연은 자연 그대로 두어야 한다"는 생태계 원칙을 적용해서 자연을 되살린 본보기다. 한국에서 반달가슴곰과 여우를 복원하는 일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옐로스톤국립공원의 면적은 지리산의 19배에 달하지만, 매년 400만 명 이상의 방문객과 공원 내 외에서의 다양한 토지이용이 생태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 광활한 면적의 서식지를 요구하는 대형 동물들은 종종 공원구역 바깥으로 나가 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지역주민들과 충돌을 빚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공원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공원 바깥도 보호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에 국립공원 당국은 인접한 그랜드티톤국립공원과 5개의 국유림, 3개의 야생동물보호지역을 묶어서 '광역 옐로스톤 보호지역Greater Yellowstone Ecosystem'을 설정해 관계기관 및 주민들과 협력하고 있다. 이 광역보호구역의 면적은 옐로스톤국립공원 면적의 10배에 달한다.



들소 심볼마크. 왼쪽 미국 내무부, 가운데 국립공원청, 오른쪽 '국가대표 포유동물'.


전 세계적으로, 인접한 보호지역을 묶어서, 그리고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의 보호지역까지도 묶어서 '통합적인 관리'를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자연생태계에 국경은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백두대간과 비무장지대를 중심으로 주변의 자연을 묶어 보호하는 통합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갈라서 있지만, 자연은 함께 관리하는 남·북한의 환경협력도 필요하다.
충청남도 면적의 옐로스톤국립공원에 가서 하룻밤만 자고 나와 그곳을 다녀왔다고 말하기는 민망하다. 오고 가는 날 빼고 적어도 3일 이상은 여러 곳을 다녀야 '코끼리 다리'를 조금 만져봤다고 말할 수 있다. 옐로스톤국립공원의 출입구는 5개소이고, 대표적인 명소는 그랜드캐니언과 옐로스톤강, 올드페이스풀 간헐천, 맘모스 온천, 옐로스톤호수, 루스벨트 컨트리(숲과 구릉) 등이다.
워낙 공원이 넓고 상황에 따라 통제되는 장소가 많기 때문에 홈페이지에서 사전 지식을 득하고, 현지에 가서도 출입구마다 위치한 방문자센터에서 실시간 정보를 확인하며 다녀야 한다. 특히 공원 안과 주변에서는 숙소나 야영장 잡기가 어렵고, 공원 바깥의 '몇 시간 떨어진' 소도시에서도 성수기에는 숙소 구하기가 어려워 몇 개월 전에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미국 국립공원에서는 도로와 탐방로, 공원시설 등 사람의 접근이 쉬운 곳을 프런트 컨트리Front Country, 그 외의 지역을 백 컨트리Back Country로 구분하는데, 공원의 99%를 차지하는 백 컨트리에 들어갈 때에는 반드시 방문자센터나 레인저 스테이션에 신고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사고가 나도 구조할 수 없다. 모든 지역에서 밤에는 야생동물 출몰이 잦으므로 어두워지기 전에 숙소로 들어가는 것을 권한다.



늑대Agnieszka Bacal. 유전자 계통이 같은 늑대와 개의 가장 큰 차이는 눈빛이다. 늑대의 이글거리는 눈빛은 살아 있는 야성을 드러내고, 그들이 살아가는 곳이 야생지역임을 나타낸다.


옐로스톤의 최고봉은 해발 3,462m의 이글스 피크Eagle Peak다. 지난해 이곳에 혼자 간 22세 청년이 실종되었는데, 부모가 공개한 그의 노트에는 '인생은 아름답다. 어서 나가서 즐기자Life is beautiful, Go out and live it'라고 적혀 있어서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국립공원 직원은 레인저Ranger라고 부른다. 자연을 관찰·보전·복원하고, 풍경과 문화자원을 보호하며, 사람의 즐거움과 안전을 위해, 그리고 지역사회의 복지를 위해 일한다. '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일하지만, 그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땀을 적시고, 때로는 생명을 무릅쓰고 임무를 수행한다. 대부분의 국립공원이 오지에 있기에 레인저의 상당수는 가족과 떨어져 사는 불편을 감수한다. 그래서 레인저는 존경의 대상이다.



큰뿔 산양bighorn sheep.





광역 옐로스톤 보호지역Greater Yellowstone Ecosystem. 그림에서 중앙의 짙은 녹색 사각형이 옐로스톤국립공원이고, 그 아래에 그랜드 티톤국립공원이 길쭉하게 붙어 있다. 외곽의 옅은 녹색 지역은 국립공원을 보호하기 위한 완충지역이다.


국립공원 레인저와 대통령
미국 대통령들은 레인저와 친하다. 왜냐하면 백악관도 국립공원청 소속의 레인저들이 관리하는 '국립공원시스템'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인들은 대통령이나 그의 가족들이 국립공원에 가서 레인저들을 만나는 사진을 좋아한다. 미국 국립공원을 단순한 자연이 아니라 미국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성지로 보기 때문이다. 제38대 대통령 제럴드 포드는 청년시절에 옐로스톤국립공원에서 레인저로 재직했고, 제44대 대통령 오바마는 퇴임 후 '우리의 위대한 국립공원'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진행하며 국립공원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현 대통령 트럼프는 최근 국립공원청의 직원 1,000명을 감원했다. 이로 인해 인력과 예산 감소로 정상적인 공원관리가 어렵다는 레인저들의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전 세계가 참여하고 있는 파리기후협약에서도 탈퇴해서 지구의 위기 앞에서 리더십을 내려놓았다.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을 '창안'하고 전 세계에 전파해 지구의 자연을 보호한 미국의 국립공원 제도가, 기후 위기와 '트럼프 위기'를 어떻게 돌파해 나가는지 세계의 국립공원들이 지켜보고 있다.



옐로스톤의 탐방객들. 커다란 배낭을 짊어진 여행자 옆으로 말을 탄 탐방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옐로스톤국립공원에는 92개소의 탐방로 출입구, 1,609km에 달하는 탐방로hiking trail, 24km의 데크 탐방로boardwalk가 있다.





대통령이 된 레인저. 청년 제럴드 포드는 대학 졸업 후 1년간 옐로스톤국립공원에서 계절직 레인저로 근무했다. 그는 곰에게 먹이주기, 야영장 관리 등의 일을 했는데, 이때 특권층들이 국가의 숙박시설을 예약하면서 특혜 받는 전통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월간산 5월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