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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은 ‘마음을 나누는 일’입니다. 타인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돌이켜보면 오히려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줬습니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초록우산 전북종합사회복지관을 통해 자원봉사를 하는 대학생 조민경(22) 씨가 밝힌 ‘나눔’의 의미다. 나눔이라 하면 무언가를 내주거나,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런 거창함보다 진심을 건네는 것이 나눔의 시작이 된다는 뜻이다.
아동·청소년 대상 멘토링을 주로 진행하고 있는 조 씨는 “멘토링이 끝나던 어느 원리금 균등상환방식 날, 한 아이가 ‘너무 짧아서 아쉽다’며 눈물을 보이는 모습에 저도 울음을 꾹 참아야 했다. 진심으로 마음을 주고받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조 씨는 전북 한일장신대 사회복지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사회복지사 꿈나무’다. 초등학교 시절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사회복지사들을 만나며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고 한다 법원채무불이행 . 그렇게 대학교 2학년을 보내던 어느 날, 그는 우연히 초록우산 전북종합사회복지관의 봉사자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됐다. ‘실전 봉사’의 길에 접어든 것이다.
설렘도 잠시, 처음에는 수많은 걱정이 앞섰다. 조 씨는 “교육봉사라고 하면 수업을 보조하는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교실에 들어가 아이들에게 수업을 진행하고, 학급을 이끌어 청약종합통장가입 나가는 역할을 맡아야 했다”며 “평소 누군가를 가르쳐 본 적도 없고, 아이들을 이끌어본 경험도 없어 두려웠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교실 문을 열자마자 마주친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빛이 조 씨의 마음을 안정시켰단다.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전하는 경험이었어요. 고개를 끄덕이며 제 얘기에 집중하는 모습, 해맑게 질문을 던지는 모습…. 계획하에 단순한 ‘스펙’ ‘일회성 활동’이 아니라, 제 삶을 바꾼 특별한 경험이 돼버렸어요.”



조민경(오른쪽 두 번째) 자원봉사자가 2024년 7월 9일 전북 전주시 초록우산 전북종합사회복지관 교육실에서 아동·어르신 세대 통합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초록우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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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씨는 이후 또래 관계 증진·또래 따돌림 인식개선·교육 멘토링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 ‘나’를 알고, ‘친구’를 알아가는 방법을 눈높이에 맞춰 자연스레 알려주는 것이 핵심이다.
이제는 벌써 3년 차 베테랑 멘토인 만큼 아이들을 다루는 조 씨만의 ‘팁’도 생겼다. 조 씨는 “사춘기에 접어드는 초등·중학생들의 경우 비가 오면 갑자기 축 처지거나, 날이 맑으면 활달해지는 등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날씨를 보며 ‘아 오늘 아이들의 기분은 어떻겠네’ 예측하며 간다”고 웃었다.
멘토링을 진행하며 아이들의 실질적인 변화도 체감하고 있다. 조 씨는 “스스로 믿지 못하고 공부에 대한 의욕도 많이 떨어진 아이가 있었는데, 매주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작은 노력에 대해서도 진심을 담아 칭찬해주자 아이가 점점 밝아지더라”며 “멘토링이 끝나던 날 ‘더 하면 안 되느냐’고 말하는 것을 보고 정말 뿌듯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눔은 단순한 도움이 아니라 아이들의 생활과 생각을 서서히 변화시키는 ‘온기’라는 것을 깊이 깨닫는 경험이었다”고 강조했다.
조 씨는 대학을 졸업하면 아동·청소년을 돕는 사회복지사로 거듭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프로그램이 어른의 시각에서 기획돼, 정작 아이들이 진정 바라는 것이 담기지 못할 때가 있다”며 “아이 한 명 한 명의 마음을 존중하고, 아이들이 스스로 원하는 것을 말하고 선택할 기회를 늘려주고 싶다”고 했다.
나눔을 주저하는 이들에겐 “내 시간과 마음을 조금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따뜻한 나눔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어르신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주변을 조금 더 깨끗하게 만들고…. 때론 물질적인 도움보다 함께 시간을 보내고 진심을 나누는 일이 더 큰 힘이 됩니다. 나눔은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리고 분명히 알게 될 거예요. 나눔은 다른 이를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결국 나 자신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는 것을요.”
문화일보 - 초록우산 공동기획
김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