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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이라고. 잠을 이것을 명실공히"자격증 준비나 할까" 요즘 2030부터 5060까지, 전 세대에서 심심찮게 들리는 말입니다. 전 세대가 자격증에 중독된 한국 사회, 그 이면에는 불안한 미래에 대한 구조적 불신이 깔려 있습니다.

한경닷컴은 취업을 준비하는 2030뿐 아니라, 재취업을 위해 자격증 열풍에 동참한 5060까지 세대별 현황과 원인을 짚어보고, 우리 사회가 이처럼 자격증 시험에 집착하게 된 배경을 들여다봅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기업은 몰라도, 저희 같은 기업주식담보대출 중소기업에서는 거의 필수로 보는 자격증이에요. 개발 전 과정을 어느 정도 아는지를 확인해야 하니까요."


빅데이터 분석 관련 기업에 합격해 출근을 앞둔 예비 개발자 김수환 씨(27). 지난 9일 그는 "면접 당시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이 합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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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에 따르면 그가 지원한 기업은 별도의 코딩테스트 없이 서류와 포트폴리오 평가, 면접으로 채용이 이뤄졌다. 그는 "중소기업은 채용 과정에서 개발자의 기술력을 체계적으로 평가할 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은 소프트웨어 설계, 구현, 테스트, 유지보수 등 개발 전반의 기초 지식을 묻기에 신뢰를 주는 데 도움 연체자당일대출 이 됐다"고 전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계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보처리기사는 정보 시스템 구축 및 운영 전반에 관한 전문지식과 기술 역량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최근 사업장 내 데이터 처리·활용의 중요성 장애인기업 확인서 발급신청 이 계속 증가하면서 정보처리기사 자격증 소지자에 대한 기업의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지난 3월 발간한 1분기 '자격Q'에 따르면, 지난해 정보처리기사 필기시험 응시인원은 6만6169명으로 최근 5년 내 최다 응시인원을 기록했다. 정보처리기사 연평균 필기시험 응시인원 증가율은 11.2%였다.
 ◇ '다 전국보험모집인 잘하는' 개발자 찾는 기업 늘자 정보처리기사 수요↑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한 대형서점에 정보처리기사 수험서가 진열돼 있다. /사진=이민형 기자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는 단순한 코딩 실력보다 기획부터 개발, 배포까지 전체 개발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는 개발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AI(인공지능)', 즉 업무 자동화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AI 도구의 발달로 인해 생소한 영역에도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특정 분야에만 특화된 개발자보다는 폭넓은 기술 이해와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제너럴리스트형 개발자의 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개발 전반에 걸친 기초 역량을 평가하는 이 자격증은, 기술 간 경계가 점차 흐려지고 있는 IT 업계에서 실무 적응력과 융합 역량을 갖춘 인재임을 보여주는 지표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프론트엔드, 백엔드 등 개발 직군이 뚜렷하게 분리되지 않은 소규모 기업일수록 빠른 서비스 출시를 위해 채용 초기 단계에서 실무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으로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 AI 및 빅데이터 분석 산업군에서 일하는 A 씨(29)는 "요즘은 프론트엔드와 백엔드로 나뉜 개발자보다 풀스택 개발자, 즉 전반적인 개발 흐름을 이해하고 구현까지 가능한 개발자를 찾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정보처리기사는 IT 전반에 대한 기초 지식을 다루기 때문에 그런 요구에 부합하는 자격증"이라고 강조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는 사용자에게 직접 보이는 화면과 기능을 개발하고, 백엔드 개발자는 서버, 데이터베이스 등 시스템의 내부 로직을 담당한다. 게임 개발사에 근무 중인 김동훈 씨(29)도 "중소기업일수록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맡아야 하다 보니, 소위 '다 잘하는' 개발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 "자격증 있어야 계약금 올라"



정부와 계약을 맺고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기업들이 온라인 채용 플랫폼에 정보처리기사 자격증 소지를 우대하거나 필수 조건으로 명시한 채용 공고를 올리고 있다. /사진=잡코리아 캡처


취재에 따르면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은 정부와 계약을 맺고 사업이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기업에서 특히 수요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정부 사업에서는 자격증 소지자를 필수 인력으로 규정하거나, 자격증 보유자에게 높은 노임단가를 책정해 계약금 등 기업 수익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AI 스타트업에서 근무 중인 개발자 김모 씨(30)는 "우리 회사는 정부 프로젝트를 통해 운영되는 구조라, 정부가 인정하는 자격증을 가진 직원들을 특히 우대한다"며 "정부 과제를 다수 수행하는 기업이라면 단순한 개발 실력 외에도 계약금 산정에 영향을 미치는 기사 자격증 유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정보처리기사 등 자격증이 개발자의 연봉 협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정량적인 지표는 존재하지 않는다. 기업마다 보상 체계가 다르고, 인사 평가 기준 또한 다양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개발자의 숙련도를 초급·중급·고급 기술자로 나누고, 이에 따라 노임단가를 다르게 적용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자 등급 제도'가 있었지만, 해당 제도는 2012년 폐지됐다. 소프트웨어 직무 체계가 세분되면서, 자격증 유무보다는 실제 직무와 역량 중심으로 임금을 산정하자는 취지에서다.
그런데도 정보처리기사는 여전히 정부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들과 개발자들이 눈여겨보는 자격증으로 남아 있다. 정부 과제 진입의 '입장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영향으로 인해, 정부 과제 참여를 염두에 두고 자격증을 사후적으로 취득하는 현직 개발자들도 적지 않다. 김 씨는 "일부 기업은 자격증 취득을 독려하며 응시료나 학습비를 지원하거나, 자격증 취득 시 성과급을 지급하는 제도를 운용하기도 한다"며 "자격증 보유 여부를 인사 고과나 내부 평가에 반영하는 기업도 많다"고 전했다.
 ◇ 실기 합격률 15%… 실무형 시험으로 진화



AI 및 빅데이터 분석 산업군에서 일하는 A 씨가 과거 정보처리기사 자격증 시험을 준비할 때 풀었던 2021년 8월 시행된 필기 시험 문항. /사진=이민형 기자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은 필기와 실기 시험으로 구성된다. 필기시험은 △소프트웨어 설계 △소프트웨어 개발 △데이터베이스 구축 △프로그래밍 언어 활용 △정보시스템 구축 관리 등 5개 과목으로 치러진다. 실기시험은 '정보처리 실무' 1과목으로, 알고리즘·SQL·시스템 분석 및 설계 등 실무 중심의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한다.
최근 수험생들은 시험에서 프로그래밍 문항의 비중이 과거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2020년 시험 개편 이전에는 "이론만 잘 외우면 합격에 지장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실기에서도 암기 위주의 문제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코딩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면 합격이 어려운 구조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학원가에서는 단순히 문항 수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문제의 방향성 자체가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에는 실무에서 자주 쓰이지 않는, 이른바 '문제를 위한 문제'들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각 언어의 철학과 실용성을 반영한 문항이 주를 이룬다는 것이다. 결국 시험이 실무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되는 언어 특성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코드 작성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따지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B 자격증 학원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이제는 언어 자체의 문법보다, 문제를 어떻게 풀고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지가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문법은 코드를 틀리지 않게 쓰는 법이라면, 문제 해결력은 코드를 잘 쓰는 능력을 의미하는데, 요즘 정보처리기사 시험은 코드를 틀리지 않는 것보다 현명한 코드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자격증의 실기 합격률이 크게 떨어지는 추세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0%대를 유지하던 실기 합격률은 개편 이후 20~30%대로 크게 떨어졌다. 올해 4월 치러진 1회차 실기 시험 합격률은 15.18%를 기록하며 최근 4년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 문과·비전공 개발자 취득 증가



IT 기업에서 서버 개발자로 근무 중인 강민규 씨(27)의 정보처리기사 취득사항 확인서. /사진=이민형 기자


시험 난도 상승에도 불구하고 매년 응시자가 급증하는 이유는 정보처리기사는 문·이과 전공자 구분 없이 응시할 수 있는 국가기술자격증으로, 특히 문과 계열에서 이공계 진출을 꿈꾸는 비전공자들이 많이 선택하는 자격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사 자격증은 관련 학과 전공자만 응시할 수 있지만, 정보처리기사는 관련 제한이 없다. 실제 자격증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문과 직종에서 이과 직종으로 넘어가는 '징검다리'로 비유하는 글들이 눈에 띈다. 또 '문과 출신 합격자 후기'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C 자격증 학원 관계자는 "최근 정보처리기사 강의 수강생 중 IT 비전공자와 문과 계열 학습자 비율이 많이 증가하는 추세다. 전체 수강생의 20~30% 정도"라고 밝혔다. 
다만 최근 자격증 합격률이 크게 하락하면서 부담을 느끼는 수강생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비전공자나 문과 출신 수험생이 가장 빠르게 합격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일까. API(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개발자 출신의 홍순구 에듀윌 정보처리기사 교수는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프로그래밍의 장벽'은 반드시 키보드로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많은 수강생이 책에 있는 코드를 눈으로만 읽거나, 노트에 손으로 따라 적는 '눈 코딩', '손 코딩'을 하곤 한다"며 "하지만 프로그래밍은 지식 이전에 '기술'이다. 요리법을 백 번 읽는 것보다 직접 불 앞에 서서 재료를 볶아봐야 진짜 요리를 배울 수 있는 것과 같다"고 전했다.
홍 교수는 "비전공자 수험생들에게는 항상 '코드를 직접 컴퓨터에 입력하고, 실행하고, 그리고 일부러 망가뜨려 보아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값이나 로직 순서를 바꿔보면서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어떤 오류 메시지가 뜨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 실무 기반 높아졌지만…'최신 트렌드 반영' 과제 남아



API(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개발자 출신의 홍순구 에듀윌 정보처리기사 교수. /사진=교수 제공


시험 개편에 따라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은 실무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IT 기업에서 서버 개발자로 근무 중인 강민규(27) 씨는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이나 테스트 관련 이론은 실제 업무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생 때 진행했던 프로젝트는 생각보다 체계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며 "필기시험 준비 과정에서 처음 접한 개발 이론들이 현장에서 실무를 경험하며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다만, 자격증을 취득한 일부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정보처리기사 시험이 전반적으로 공학 이론에 치중해 있어, 실제 현장에서 요구되는 최신 소프트웨어 기술이나 실전형 문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 그룹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제기됐다. 정보처리기사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은 3년 주기로 출제 기준을 개정하고 있는데, 홍 교수는 다음 개편을 앞두고 'AI 활용 능력' 평가 항목 도입을 제안했다.
홍 교수는 "앞으로 개발자에게 중요한 역량은 이런 AI를 도구로 잘 활용해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더 스마트한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시험이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다면, 자격증이 시대 변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신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과 관련 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현재 공단이 1년에 490여개 기술 자격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기에 현장에서 최신으로 쓰이는 기술에 대한 이론적인 부분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그래도 정보처리기사의 경우 다른 기사 자격증에 비해 비교적 짧은 주기(3년, 현재 2023~2025 적용)로 출제기준 개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민형 한경닷컴 기자 mean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