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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정권 출범으로 남북 대화가 추진될 때 가동되는 첫 수단이 국가정보원과 북한 통일전선부의 ‘핫라인’이라고 한다. 박근혜정부에서 문재인정부로 교체돼 남북 대화를 시도할 때도 이 전화로 소통의 물꼬가 트였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왼쪽), 이재명 대통령. 조선중앙TV캡처·연합뉴스
“박근혜정부 때는 연락이 끊겼는데 정권 교체 후 어느 날 북한 통전부가 전화를 받는 거예요. 거기서부터 시작되는 거죠. ‘기류가 변했구나.’ 그렇게 통화가 되면 제3국이 지불 나 판문점에서 1차적으로 연락관들이 접선을 하게 됩니다.”
한 외교안보 소식통은 5일 이렇게 전했다.
이렇게 물밑 접촉을 통해 ‘왜 전화를 받았을까. 원하는 게 뭘까’ 북한의 의중을 파악한 뒤 대북 정책을 추진해 최종적으로는 남북 정상회담까지 나간 게 문재인정부 시절 접근 과정이었다. 우리 정부는 정권 제2금융권무직자대출 성향과 관계 없이 이 핫라인을 통해 매일 접촉을 시도한다고 한다. 북한이 아예 전선(電線)을 끊었는지 아닌지 확인하는 차원이다.
이 통화가 연결되는 순간 대화가 시작되는 셈인데, 이재명정부의 남북 대화 추진은 7년 전에 비해 매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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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중앙간부학교 준공 및 개교 1주년 행사 무대 모습. 연합뉴스
◆이미 강 건너간 北…민족 개념도 폐기
신임 국정원장에 내정된 이종석 후보자는 외교안보 파트 민법 제565조 에서 성향을 크게 두 부류로 나눌 때 ‘민족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이 후보자는 노무현정부 시절 남북 대화를 주도했던 인물로, 이재명 대통령의 ‘남북 대화를 통한 평화 관리’ 구상을 추진할 적임자로 낙점됐다.
그러나 지금의 북한은 노무현∙문재인정부 때와 달리 ‘적대적 두 국가’를 선포하며 ‘민족’ 개념을 폐기한 상태다. 이제는 국민연금예상 ‘남조선’이나 ‘남측’ 대신 대한민국으로 지칭하며 별개 국가로 규정하고 있다.
이 후보자의 북측 인적 네트워크도 사실상 전멸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 후보자의 북측 라인은 서훈 전 국정원장과 마찬가지로 2013년 숙청된 북한 장성택 계열이었던 걸로 전해졌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뉴스1
문재인정부 때는 이미 북한 내부에서 정리된 장성택 라인 대신 김영철 전 통일전선부장이 소통 주축이 됐지만, 그때 라인도 2019년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숙청됐다. 이후 한국에 보수 정부가 들어선 이후로는 소통이 끊겼다.
지금은 민족 개념을 폐기한 북한과 척박한 환경에서 새로 소통을 해나가야 하는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이 때문에 대화를 시도하기 위해 자칫 경제협력과 같은 ‘평화를 사는 방식’, 보수 진영의 표현으로는 ‘퍼주기’식 접근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일각의 우려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안전치안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李 정부 길들이기 나선 트럼프
대북 정책보다 시급한 건 한∙미 관계 설정이다.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전화통화는 취임 당일에 이뤄지지 않았다. 문재인∙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 첫날 당선인 신분으로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오전까지 별다른 축하성명도 보내지 않았다.
한∙미 동맹이 외교안보의 주축인 상황에서 미국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면 대북 정책도 추진력을 얻기 힘든 게 현실이다. 이 대통령이 향후 발표할 ‘통일 구상’, ‘대북 정책 구상’도 미국과의 공감대가 전제돼야 한다.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 참석한 이종석 국정원장 후보자.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친미파’, ‘동맹파’인 더불어민주당 위성락 의원을 국가안보실장으로 발탁하며 한∙미 동맹 중시 기조를 분명히 했지만, ‘미국이냐 중국이냐’ 양자택일을 강조하는 트럼프 정부는 첫 통화 일정에서부터 잡음을 일으키며 기선 제압에 나선 모습이다.
지난 정부는 취임 3개월 뒤인 2022년 8월15일 광복절에 통일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곧바로 국정운영에 나선 이 대통령이 올해 광복절 또는 내년 3∙1절 전까지 대북 구상을 발표하려면 이 대통령이 내건 ‘실용 외교’가 미∙중 사이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인지를 내보이고 트럼프 정부를 설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리를 추구하는 외교는 한쪽 편에 서는 것보다 어려운 고도의 외교 감각이 요구된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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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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