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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이는 종교의 세계. 한국일보 종교기자가 한 달에 한 번씩 생생한 종교 현장과 종교인을 찾아 종교의 오늘을 이야기합니다.




7월 1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독교 140주년 기념 심포지엄' 행사 모습. 한국교회총연합 제공


지난달 14일, 한국교회총연합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연 '한국기독교 14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국내 주요 교단의 지도자와 신학자들이 모였다. 표면적으로는 과거를 기념하는 자리였지만, 논의의 초점은 미래를 향한 성찰에 맞춰졌다. 수년째 이어진 젊은 신자의 이탈과 사회적 불 국민은행 새희망홀씨대출 신, 12·3 불법 계엄 사태와 일부 교회의 극우화 등은 교회에 짙은 그늘을 드리웠다. 서울서부지방법원 침탈 등 폭력 사태로까지 이어지며 부정적 이미지는 더욱 심화됐다.
'왜 이렇게 됐을까'라는 자문 끝에 참석자들은 "믿음의 본질과 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되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 구체적 실천 중 하나로는, 12·3 비상계엄에 대한 한국신용정보주식회사 명확한 비판과 함께 이로 인해 위험에 빠진 공화제 수호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재준·한경직 목사도 대의민주주의를 역설"



임희국 한국장로회신학대 명예교수가 7월 28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근로자서민전세자금대출 한도 있다. 남동균 인턴기자


이날 발제를 맡은 임희국 장로회신학대 명예교수는 교회가 한국의 민주주의를 만들고 사회의 부조리에 적극 저항하는 주체였음을 강조했다. 교회사 전문가인 그는 한국 장로교 역사에 핵심 역할을 한 경동교회 창립자 김재준(1901∼1987) 목사와 영락교회 창립자 한경직(1902∼20 서류 00) 목사의 연설에서 한국 교회가 대의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음을 밝혔다.
그에 따르면 장로교는 한국에 이식될 때부터 교회 헌법을 제정하는 민주공화정의 형태를 만들었고, 이 영향을 받은 두 목사 또한 1945년 막 독립한 새 국가가 민주공화제 국가가 돼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었다. 임 교수는 "두 목사의 신앙에 동의하는 바, 취득세 면제 대상 교회와 사회의 민주공화제는 땅에 임하는 하나님 나라의 가시적이고 한시적 형태"라고 표현했다. 또 교회가 "민주주의의 파수꾼 노릇을 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올해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이사장을 맡은 지형은 서울 성락성결교회 목사. 성락성결교회 제공


이 발제에 토론자로 나선 지형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이사장(성락성결교회 담임목사)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위헌·위법적인 12·3 계엄에 대한 한국 교회의 평가가 명확해야 한다"는 게 그의 견해다. 성경은 신앙 그 자체인 '특별계시'와, 이를 삶과 사회에서 실현하는 '일반계시'로 나뉜다. 지 이사장은 12·3 불법 계엄은 일반계시에 담긴 법치와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짓밟았기에 분명한 규탄의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주술과 무속을 통해 이기적인 복을 추구했다"면서 "'더불어 사는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기독교 신앙과 상충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계엄을 비판하는 이상, 이를 옹호하는 극우 근본주의와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비교적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한국교회총연합은 "계엄으로 인한 혼란을 우려한다"는 메시지를 냈지만 12·3 사태에 정면 대응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비판도 있다. 이는 '정교분리' 원칙과, 다양한 교단이 공존하는 개신교 특성에서 비롯된다. 각 교단의 독립성이 중요한 개신교 특성상 교단별로 신학적 견해도 엇갈릴 수 있다.
그럼에도 한국 기독교의 역사 속에서 '대의민주주의 수호'에 교회가 참여해야 할 논거를 찾아낸 것은 의미가 깊다. 임 교수는 지난달 28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교분리'가 정치에 완전히 무관심하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밝혔다. 교회가 가치를 제시하고 일상에서 이를 실천하는 것 또한 넓은 의미에선 참여이기 때문이다. 다만 정당 정치에 직접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임 교수는 "교회의 길은 십자가를 지신 예수의 뒤를 따르는 사랑과 생명의 노선"이라면서 "이 길에 세속 권력을 추구하고 권력을 장악하는 것이 들어올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보수적 가치의 핵심은 반성... 혐오와 증오 부추기는 극우와 달라야"



모스 탄 미국 리버티대 교수가 7월 17일 서울 은평구 은평제일교회에서 열린 모스탄 전 대사 초청 간증 집회에서 설교하고 있다. 뉴스1


임 교수는 극우와 보수의 구분도 강조했다. 그는 "신약성경과 사도행전에 묘사된 교회의 원형을 찾아가는 교회는 기본적으로 보수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다만 이 보수는 그 거울 앞에서의 현실 반성과 성찰을 내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보수적 가치인 반성이 극우엔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임 교수는 "노골적으로 증오하고, 혐오를 부추기고, 기득권을 추구하고, 권력을 행사하려는 것은 극우"라면서 "보수의 길에 선 신앙은 하나님 앞에서 남이 아닌 나 자신을 비판하고 반성하는 자세이며 심판자는 오직 하나님 한 분뿐"이라고 말했다.
지 이사장도 "극우 근본주의는 소집단 이기주의를 부추기고 강화하며 타인을 적으로 규정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피즘과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의 결합,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일부 교회의 지지가 "기독교의 집단 이익 방어와 확장을 위해 비윤리적이고 반사회적인 정치 집단과 손을 잡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태도는 성서의 가르침과 정면충돌한다. 지 이사장은 "성서는 인종·종교·사상·계층·성별을 막론하고 세계의 모든 사람을 이웃으로 보고 어렵고 힘들게 사는 사람을 도와야 한다고 가르친다"면서 "한국 교회도 타인을 향한 섬김과 나눔이라는 본질적 가르침으로 돌아가 온몸으로 그 삶을 실천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경 가르침 묵상하고 공동체성 회복해야



2024년 12월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앞두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인 집회 참석자들이 형형색색의 응원봉을 들고 있다. 임희국 교수는 "빛은 하나님이 창조하는 생명의 원천"이라며 "검은 어둠의 힘을 물리치고 빛의 힘이 지배하는 세상을 위해 광장은 민주주의 학습장이 됐다"고 말했다. 정다빈 기자


한국 교회가 위기 상황에 놓였다는 데에는 많은 교인이 공감한다. 임 교수는 "교회가 고령화됐고, 사회경제적 기득권층에 가까워졌다"며 "젊은 교인을 중심으로 개혁 논의는 있지만 이를 펼칠 길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걱정했다. 그는 한국 교회가 12·3 사태에 대응한 한국 사회의 6개월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비상계엄의 위협과 두려움에 맞선 시민들, 특히 '응원봉'을 든 20대 여성 시위대의 생명력, 공감, 연대감이 돋보였다"면서 "한국 교회는 재미와 즐거움이 있고 가고 싶은 교회를 만들어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 이사장은 "출석 교인 수와 재정 규모 확대를 교회 성장의 목적으로 삼는 성장주의와 부와 권력을 축복으로 여기는 번영신학을 넘어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교회는 무섭도록 성경 말씀을 연구·묵상하고, 모든 사회적 불의에 맞서 공의를 외치며 약자를 돕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